저는 며칠 전에 포항시 공공청사 예산낭비에 대한 의견을 피력하였습니다. 이에 더하여 경북점자도서관이 포항시 중앙도서관내에 건립될 수 없게 될 것 같다는 추측글을 쓴 바 있습니다. 그런데 혹시나 했더니 역시나가 되고 말았습니다.

공공청사 예산낭비 글에 대한 포항시의 답변을 받아보니 참으로 개탄스럽습니다. 경북점자도서관은 장애인 지역사회재활시설로 현재 추진 중인 포항중앙도서관내에 점자도서관 시설이 반영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음(답변 3-가 참조)이라는 답변을 받았습니다. 그런데 안타깝게도 또 포항시는 명확한 실수를 진행하는 것 같습니다. 포항시에서 답변한 것처럼 지역사회재활시설도 맞고요, 또 하나는 도서관법에 의한 장애인도서관 범주에 의거하여 도서관시설로도 1999년 12월 1일에 허가되어 있습니다. 이것이 문제가 되는 것은 하나는 보건복지부 소관(장애인복지법 적용), 다른 하나는 문화체육관광부 소속(도서관법 적용). 그래서 공무원들은 참 영리합니다. 포항시 주민복지과에 가면 문화예술과로 가시오… 또 문화예술과를 방문하면 주민복지과로 가시오…. 이런 세월이 20년. 참 재미좋지요.(개인적인 의견은 도서관 건립관련 업무는 문화예술과 소관으로 봄.)

그러면 이해를 돕기 위하여 도서관법 내에 나타난 장애인관련 조항을 인용하고자 합니다. 제2조 2항 도서관자료란… 그 밖의 장애인을 위한 특수자료…중략, 제2조 4항 공공도서관이란…중략, 제32조 사립 공공도서관의 지원 등…중략, 제43조 도서관의 책무…중략, 제45조 국립장애인도서관의 설립․운영…중략(이상 도서관법내 장애인관련조항 첨부자료 참조) 등에서 장애인에 대한 서비스를 하거나 지원할 수 있습니다.

장애인복지법과 도서관법에서도 국공유재산을 유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게 되어 있는 바(공공청사 예산낭비답변 3-나 및 도서관법 제32조 2항 참고), 또 어떤 검토가 더 필요하고 사용할 수 없는 이유로는 어떤 문제점이 있는지 밝혀주세요.

경북점자도서관이 생긴 경위를 간단히 살펴보면, 1997년 포항시가 장애인종합복지관을 직접 운영할 때 일부를 무상임대로 사용했으며, 2000년 포항시 장애인종합복지관이 민간위탁됨에 따라 그 시설을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기에 경상북도와 포항시는 경북점자도서관에 임대료를 지원함으로써 지금까지 도서관이 운영되고 있습니다. 지나간 것은 다 접어놓고서도 임대료를 지원한 것은 사립형 도서관이지만 공공성과 공익성이 보장된 것이고 지금에 와서 또 다른 답변을 한다면 이것은 시각장애인들을 우롱한 것일뿐더러 한바탕 해보자는 모양입니다.

아직은 기회가 있지만 이런 식의 대응방법은 별로 바람직하지 않아 보이네요. 그 순간만 넘기면 되겠지 하는 안일한 발상은 좋지 않고요, 이제 와서 지나간 일이니까 요즘 정치인들이 흔히 말하는 과거사에 맡기는 격입니까. 또 시간이 지나면 어떻게 되겠지 하는 생각은 이제 그만 버려 주세요.

장애인도서관이니까 사회복지업무에 맡기면 되겠지로 끝나지 마시고, 도서관담당부서에서 도서관법에 따라 책임을 다 하시길 바랍니다.

10년 이상 끌어온 싸움이기에 더 이상의 양보는 없으며, 얼렁뚱땅 넘어가려는 것을 보고만 있을 수도, 용서할 수 없습니다.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할 일이 아니라 전임시장, 현직시장이 한 약속을 지키면 해결됩니다. 거짓말은 그만하고 진정성 있는 대처를 기대해 봅니다.

하지만 이 글을 쓰면서도 불안한 마음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요

- 경북점자도서관장 이재호

홈페이지 welbook.or.kr, 전화 054-277-2998~9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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